[펌] 고양이를 반려하면서 배우는 것들 (내가 고양이를 키우는 이유)

고양이봇 0 77

고양이를 좋아하는 집사로서 좋은 글이 있어 퍼옵니다

출처 : http://marsblog.co.kr/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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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 동이와 함께 산 지 올해로 만 6년, 언젠가부터 희동이에게 많은 것들을 배우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희동이가 일부러 가르쳐 주지 않아도 희동이를 통해 배우는 것들, 깨닫게 되는 것들이 있지요. 오늘은 고양이에게 집사가 배우는 교훈에 대해 적어 보려고 합니다.

 

 

더 넓은 세상을, 더 많이 바라보려는 너

 

고 양이와 함께 살아 본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고양이들의 창문 사랑일 거예요. 창 밖 풍경이 그렇게 많이 바뀌는 것도 아닌데 매번 참 흥미진진한 얼굴로 하루에도 몇 번이나 창가에 앉아 바깥 세상을 바라보는 고양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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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가장 많이 보는 모습 중 하나가 창 밖을 바라보는 희동이의 뒷모습인데요.

희동에게 매일의 풍경이 매번 같은 게 아니듯 제게도 희동이의 뒷모습이 항상 같은 게 아니라 뒷모습 사진도 참 여러 장 찍어 놓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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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전에 살던 집에서도 그렇고, 새로 이사 온 집에서도 그렇고 희동이는 창 밖을 내다 보는 걸 참 좋아해요. 날씨가 좋은 날엔 몇 시간이고 창가에 앉아 바깥을 바라보며 사색에 잠기기도 하고, 집 주변에 날아다니는 새나 지나가는 길냥이를 흥미로운 얼굴로 바라보기도 하고요. 내가 사는 일상보다 조금 더 넓은 세상을 궁금해 하는 그 뒷모습이 저는 참 사랑스럽기도 하고 때론 기특하기도 하더라고요. 그런 희동이를 볼 때마다 저 역시 제 자신에게 다짐하듯 중얼거립니다. 조금이라도 더넓은 세상을 바라 보고, 원하는 멋진 글을 쓰며 살아 보자고요.^^

 

 

 

한없이 소심한 것 같지만, 사실은 굉장히 용감한 너

 

평 소에 우리 희동이는 굉장히 조심스럽고 점잖은 성격이에요. 바닥에 못 보던 러그를 깔아 놓으면 밟지 않으려고 테두리를 따라 걸어다니기도 하고, 처음 보는 물건이 떨어져 있으면 엄청 살금살금 다가와 빛의 속도로 아주 살짝 만져보고 도망가기도 하지요. 청소기만 들었다 하면 매일 여지없이 줄행랑을 놓는 것도 그렇고요. 그래서 얼핏 소심하고 겁이 많은 것처럼 보이지만, 또 어떨 때 보면 이보다 더 용감한 고양이가 없어요. 예를 하나 들자면 요즘 희동이가 엄청나게 꽂혀 있는 ‘화장실 탐험’이 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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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전에 살던 집은 화장실이 크고 넓어서 그 안에 희동이 화장실을 놓고 자유롭게 드나들었었는데 최근에 이사를 온 한옥 집은 화장실이 좀 좁은 편이라 희동이를 위한 원목 화장실을 따로 장만해 주었거든요. 그 바람에 더 이상 희동이가 물기 많은 화장실에 드나들 필요가 없어서 화장실을 문을 닫아 두곤 하는데, 그래서인지 요즘 부쩍이나 화장실을 궁금해 하고 들어가고 싶어하네요.

그래서 얼마 전에는 아주 조금 화장실 문을 열어 주고 어떻게 하는지 지켜 봤어요. 평상시의 조심성 많고 소심한 희동이의 성격 상, 발은 안 떼고 고개만 넣은 채 구경을 할 것 같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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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런데 왠걸, 한없이 소심한 줄 알았던 희동이가 겁도 없이 처음 보는 깜깜한 화장실 안으로 성큼성큼 잘도 들어가더라고요. 저도 그렇고 희동이도 그렇고 평소에 참 궁금한 게 많은 편인데, 호기심 앞에서는 소심한 성격도 어느새 용기 만땅이 되는가 봐요. 낯선 곳으로 성큼성큼 들어서는 희동이에게 ‘이야 멋쟁이 고양이!’ 하고 박수를 쳐 주었습니다. 올 한해 저도 이런저런 낯선 일들을 많이 겪게 될 것 같은데 그때마다 희동이처럼 용감하게 ‘JUST GO!’를 외쳐야지 다짐했어요.

 

 

 

인생의 something과 nothing을 아는 너

 

저 는 올해 서른이라는 상징적인 나이를 맞이했습니다. 앞자리 바뀌는 게 뭐 그리 큰일인가 싶지만 그래도 뭔가 마음가짐이 작년과는 다른 느낌이긴 했어요. 올 한해 어떻게 지내야 후회가 없을까 새삼 고민하다, 창가에 앉아 햇살을 쬐는 희동이를 보며 문득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하며 배웠던 말이 생각이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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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명한 노래의 가사이기도 한데, ‘Nothing’s gonna change my world’라는 말이었어요. 예전에 인도네시아에 거대한 쓰나미가 몰려왔을 때, 집과 가족을 잃은 희생자들을 위해 세계적으로 유명한 아티스트들이 한 자리에 모여 노래를 부른 적이 있는데요. 그때 불렀던 노래에서 가장 많이 반복되는 가사가 바로 ‘Nothing’s gonna change my world’, 그 무엇도 내 세계를 바꿀 수는 없다는 거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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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 동이와 함께 햇살을 맞으며 저도 새삼 인생에서 중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이 무엇인지, 말하자면 내 인생의 something과 nothing에 대해 생각 해보았습니다. 희동이와 함께 햇살을 쬐는 것과 희동이가 제 무릎에 코를 박고 잘 때 아무리 다리가 저려도 참는 일들이 제 인생의 something이지요. 가족과 함께 멀리 여행을 떠나는 일, 가끔씩 잊지 않고 할머니에게 전화를 거는 일, 매일 회사 앞 길냥이 밥을 챙겨 주는 일 역시 인생의 something이고요.

 

돈을 많이 버는 일,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nothing입니다. 꼬박꼬박 월세 내고 생활을 꾸려갈 수 있을 정도만 벌면 괜찮아요. 하루를 꽉꽉 채우는 자잘하고 많은 회사 업무, 사실상 내 인생에서 그렇게 중요한 부분이 아닙니다.

희동이와 함께 살며 제가 배운 가장 큰 교훈이 있다면 인생에서 진짜 중요한 것들에 집중하며 살자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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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 동이에게는 간간히 먹어 보는 맛난 간식이, 아침에 들어오는 따뜻한 햇살 한 줌이 인생의 something이겠지요. 사랑하는 내 고양이와 더불어 인생에서 진짜 중요한 부분에 집중하며 살아 보자는 거, 그게 서른을 맞이하며 희동에게 배운 가장 큰 교훈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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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2 Level 2 고양이봇  기사
330 (43.3%)

냥이는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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